[SPORTALKOREA] 한휘 기자= 차기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농심 레드포스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농심은 21일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이 농심의 LCK 로스터에 합류한다”라며 “다양한 경험과 다재다능함을 갖춘 스카웃이 농심의 도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말 오랜만의 LCK 무대 복귀다. SK텔레콤 T1(현 T1) 출신인 이예찬은 2015년 KeSPA컵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2016 스프링 스플릿에서 ‘페이커’ 이상혁과 주전 경쟁을 펼쳤으나 밀려났고, 중국 LoL 프로리그(LPL) 무대로 눈을 돌렸다.

2016년 3월 에드워드 게이밍(EDG)에 입단한 이예찬은 이후 LPL 3회 우승 및 2회 준우승 등 굵직한 족적을 여럿 남기며 LPL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발돋움했다. LoL 2021 월드 챔피언십(월즈·롤드컵)에서는 소환사의 컵도 들어올리며 세계 정상에 섰다.

특히 2021 월즈에서 한동안 경기력이 미묘했던 것과 달리 준결승부터 반등에 성공, 결승 MVP까지 받은 것이 도화선이 돼 통산 결승 MVP만 3번을 수상한 이력이 재조명됐다. 이로 인해 ‘빅게임 헌터’라는 별명도 붙었다.

2022년을 끝으로 EDG를 떠난 스카웃은 2023년 리닝 게이밍(LNG)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 MVP에 두 번이나 선정되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지만, 팀은 항상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넘어졌다. 월즈에서도 8강이 최대 성과였다.

특히 EDG를 떠나는 과정이 소송으로 번졌고, 2024년 한때 출국 금지 처분을 받으며 월즈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도 놓였다. 그나마 공탁금을 내고 월즈에 참가하긴 했으나 찝찝한 불씨가 하나 남게 됐다.

이예찬은 2025년 징동 게이밍(JDG)으로 이적했으나 이전과 같은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더구나 올해 6월 EDG와의 소송에서 결국 패소해 약 64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내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이예찬은 JDG를 떠나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그간 LCK로의 이적설만 많고 실제로 이어지진 않아 팬덤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말로 농심과의 계약서에 사인하며 9년 만에 한국 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올해 한때 3위까지 올라섰다가 최종 7위로 추락하며 ‘용두사미’ 시즌을 보낸 농심은 내년 상위권 도약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과 함께 유스 출신 바텀 라이너 ‘지우’ 정지우를 내보내며 선수단 재편에 나섰다.

그 자리에 ‘스폰지’ 배영준과 ‘태윤’ 김태윤이라는, 지난해 활약상을 인정받은 선수들을 영입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새 감독으로도 한화생명e스포츠의 8년 만의 우승을 이끈 ‘댄디’ 최인규 감독을 선임했고, 이예찬까지 영입해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로써 농심은 고점이 나와준다면 ‘이론상 최강’이라고 할 만한 선수단을 구축했다. 지난해 팀의 ‘1옵션’ 노릇을 한 월즈 우승자 출신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이 건재하고, 서포터이자 주장인 ‘리헨즈’ 손시우도 지난해 부진했어도 LCK 우승을 여러 차례 따낸 선수다.

여기에 지난해 DRX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배영준, LPL에서 드디어 잠재력을 만개한 김태윤에 산전수전 다 겪은 이예찬까지 합류했다. 모든 선수가 최고의 모습을 보인다면 소위 ‘티젠한’으로 대표되는 3강 체제를 위협할 만하다.

다만 이예찬과 손시우가 지난해 급격한 하락세의 징조를 보였고, 배영준과 김태윤 역시 중상위권 팀에서 검증된 적이 없는 만큼 성공을 낙관하긴 이르다. 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로스터를 구축한 것은 사실이기에 내년도 농심의 행보에 많은 팬들의 시선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LCK 플리커, 농심 레드포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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