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의 ‘의도치 않은’ 카가와 굴욕(?)
입력 : 2012.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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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홍재민 기자= 일본 축구의 ‘샛별’ 카가와 신지(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굴욕 아닌 굴욕을 당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K리그 올스타전(5일 예정)을 위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2002 월드컵 대표팀인 ‘팀 2002’를 대표해 히딩크 감독과 송종국 해설위원이 참석했다. 히딩크 감독이 올스타전 소감, 2002 월드컵 회상 등을 이야기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엉뚱한 해프닝이 일어났다. 현장에 있던 한 일본 기자의 질문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게 된 카가와 신지의 주전 경쟁력에 관한 질문이었다. 기자회견 취지와 전혀 맞지 않다는 판단 하에 주최 측에서 질문을 사양했다. 그 순간 히딩크 감독이 나섰다. 무슨 질문이든 괜찮으니 진행시키라는 것이었다. 기자회견장에 모인 한국 취재진 사이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대인배’ 모습에 작은 탄성이 나왔다.

그런데 계속 꼬여만 갔다. 히딩크 감독의 통역자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본 기자는 같은 질문을 두세 번 반복해야 했다. 그제서야 통역자가 질문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히딩크 감독에게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답변에 나섰다. 박지성이 네덜란드에서 유럽 축구에 적응기를 거친 덕분에 맨유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히딩크 감독이 말했다.

이제는 카가와에 대한 의견을 밝힐 차례였다. 다들 어떤 발언이 나올 지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답변은 그걸로 끝이었다. 통역자와 히딩크 감독간 의사소통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탓이다. 결국 카가와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의견은 아무도 들을 수가 없었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질문을 던졌던 일본 기자는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연속된 해프닝에 허탈한 웃음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일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카가와가 그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자리에서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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