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강원] '잔류 성공' 김학범,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
입력 : 2012.1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성남] 배진경 기자= 극적으로 K리그 잔류에 성공한 강원의 김학범 감독은 좀처럼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친정 성남을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얻은 승리라 감격이 더했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후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하차한 김상호 감독의 공백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뒤 무너지기 직전의 팀을 이끌고 여러 차례 고비를 겪은 뒤 이뤄낸 성과였다. 김 감독은 "강원 감독을 맡은 지 4개월이 됐는데 지도자 생활에서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었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익숙한 곳이었던 만큼 좋은 기운도 얻었다. 김 감독은 "성남은 고향 같은 팀"이라면서 "11년을 여기서 보내고 우승컵도 들어봤다. 옛 사람들도 있고 코칭스태프도 전부 반갑게 맞아주더라. 긴장하고 왔는데 기분이 많이 풀렸다. 고향이 이런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 운동장에서의 좋은 추억이 많다. 우승도 많이 했다. 탄천에서는 진 경기가 많지 않다.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K리그 잔류라는 일차 목표를 달성한 만큼 속내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강등 전쟁보다 더 힘든 것은 구단을 안팎으로 흔드는 외부 환경이었다. 김 감독은 "사장이 사퇴하고 월급이 체불된 상황에서 선수들을 끌어가는 게 힘들었다. 강원도민축구단인데 구단주가 해결 방법을 내놓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며 "조금만 나서서 정리해주면 이 팀이 이렇게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수수방관했다는 것은 책임도 없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 숨은 돌렸지만 더 큰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내년에는 실질적인 강등 팀 수가 2개로 늘어난다. 더 치열하게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김 감독은 "내년에는 더 어렵다. 그래서 시급하다. 이 팀이 그냥 연명하는 것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라는 축구도시에 프로팀이 있는데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 시도민구단은 눈 깜빡하는 새 (2부리그로)내려 갈 수가 있다. 어떡하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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