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클럽 희롱하는 ‘슈퍼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
입력 : 2013.06.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축구판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선수들의 이적료에 구단들은 허리가 휘지만, 높아지는 이적료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바로 에이전트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예를 들어보자. 최근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수가 팀에 대한 애정이 식으면 이적을 생각하기 마련이고, 이에 이적료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선수가 팀에 남고 싶지 않아하기에 팀은 선수를 팔아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수가 재계약을 거부한다면, 보스만 룰(계약기간이 6개월 이하로 남은 선수는 남은 계약기간을 다 채우는 조건으로 이적료 없이 다른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법)에 의해 이적료 한푼 챙기지 못하고 선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호날두를 둘러싼 이적료는 떨어지기는커녕 점점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하루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계약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그 후에는 호날두가 그 소식을 부정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복귀설 그리고 프랑스의 갑부 구단 파리 생제르맹이 그를 노리고 있다는 예상이 이어지며 호날두의 예상 이적료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론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스타다. 그가 이적하고 싶어한다면, 그에게 얼마든지 돈을 지불할 구단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이적료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보도들은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의도된 이적료 올리기’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수퍼 에이전트’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호르헤 멘데스가 이러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호르헤 멘데스는 호날두의 에이전트로 포르투갈의 축구 에이전시 회사 제스티퍼트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10년 올해의 에이전트 상을 수상하며 세계 축구계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호르헤 멘데스는 이미 호날두 외에도 주제 무리뉴 감독, 라다멜 팔카오, 페페, 앙헬 디 마리아, 루이스 나니 등 초특급 선수들의 에이전트로 잘 알려져 있다. 멘데스는 유명한 선수들의 에이전트로서 구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구단의 선수 영입에 관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 명문 구단이라고 할 지라도 그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에이전트의 주 수입은 선수의 이적 시 발생되는 이적료에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이에 에이전트들은 선수들에게 더 나은 구단을 소개시켜주며 이적을 부추기게 되고, 그로 인한 수입을 얻는다. 높은 가치를 지닌 선수가 이적한다면 그만큼 에이전트에게 떨어지는 수입도 증가한다. 에이전트가 선수의 이적을 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멘데스는 호날두(맨유->레알 마드리드, 이적료 약 1,400억원)를 비롯해 디 마리아(벤피카->레알 마드리드, 이적료 약 543억원), 안데르송(포르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약 467억원), 페페(포르투->레알 마드리드, 이적료 약 452억원), 다니(디나모 모스크바->제니트, 이적료 약462억원), 히카르두 카르발료(포르투->첼시, 이적료 약462억원), 나니(스포르팅 리스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약 384억원) 등의 대형 이적을 성사시켰고, ‘먹튀의 대명사’ 베베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적료 약 135억원)로 보내는 뛰어난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축구는 이미 비즈니스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축구를 축구 그 자체로만 논하기에는 판이 너무 커져버렸다. 선수의 연봉이나 이적료 역시 실력이나 잠재력과 같은 축구적 능력 위주로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멘데스가 보여주고 있다.

사진=ⓒ Jed Leicester/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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