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판 할, '센터백' 존스 전담 키커 지정 ...왜?
입력 : 2015.01.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인턴기자= 축구 경기에서 코너킥,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는 중요한 득점 루트 중 하나로 인식된다. 그렇다 보니 키커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적인 선수가 주로 맡는다. 데이비드 베컴, 안드레아 피를로 등 킥 스페셜리스트들은 날카로운 킥 하나로 상대팀들을 떨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는 다소 의아한 상황이 벌어졌다. 킥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담 키커가 중앙 수비수 필 존스로 바뀐 것이었다. 맨유는 그동안 웨인 루니, 후안 마타, 앙헬 디 마리아 등 킥이 좋은 선수들이 코너킥 키커를 맡아왔다.

이것은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의 ‘포백과 쓰리백’에 이은 파격적인 용병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맨유의 몇몇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존스가 코너킥 키커인 맨유가 공식적으로 패배를 선언했다. 클레버리 시절이 생각난다”라는 반응과 “존스가 코너킥 키커를 맡으면서 이번 경기는 역사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난 존스가 코너킥을 담당하는 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심지어는 “모예스 감독 때 이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라며 판 할 감독이 모예스 감독보다 팬들의 관대한 시선을 받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판 할 감독이 이러한 반응을 무릅쓰면서까지 존스를 코너킥 전담 키커로 지정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18일 영국 ‘가디언’은 ‘필 존스가 맨유의 코너킥 전담키커가 된 이례적 사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판 할 감독이 존스를 코너킥 키커로 지정했던 이유를 분석했다.


▲ 존스의 코너킥 전담키커 결정, 어떻게 봐야할까?


많은 사람들은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는 존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내에 배치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존스는 116경기의 EPL 경기서 단 2골 만을 넣었고, 2골 역시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골이 아니었다.

이 기록은 존스가 코너킥 상황에서의 위치선정과 몸싸움, 그리고 헤딩 등의 필요 능력들이 부족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또한 존스는 중앙 수비수로서는 단신인 180cm에 불과해 공중전에서의 뚜렷한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판 할 감독이 존스를 코너킥 키커로 지정했던 이유였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존스의 득점 기록이 저조하다고 하더라도 코너킥 키커로 지정되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맨유에는 이미 루니, 마타 등 좋은 키커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루니, 마타 등이 키커로 있었던 올 시즌 맨유의 코너킥 득점 기록이 저조하다는 데 있다. 맨유는 119회의 코너킥에서 단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결국 득점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한 키커인 루니와 마타가 아닌 의외의 인물인 존스가 코너킥을 담당하더라도 맨유의 득점 기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것이 ‘가디언’의 설명이다.

이번 결정은 판 할 감독의 또 다른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서도 주전 골키퍼였던 팀 크룰 대신 야스퍼 실레센을 주전 골키퍼로 기용한 것이나, 팀 크룰을 패널티킥 전담 키커로 기용했던 것 역시 판 할 감독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가디언’은 “존스를 코너킥 전담키커로 지정한 판 할 감독이 이번 결정이 성공적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면서 아직은 판 할 감독의 이례적인 결정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견해를 내놨다.


◆ 2014/2015 EPL서 가장 많이 득점으로 연결한 코너킥 키커

1. 조이 바튼(QPR) - 15개
2. 산티 카소를라(아스널) - 14개(74회 시도)
3. 스튜어트 다우닝(웨스트햄) - 14개 (80회 시도)
4.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 13개
5. 세바스티안 라르손(선덜랜드) - 13개
6.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 - 10개
7. 메튜 제임스(레스터 시티) - 10개
8. 길피 시구르드손(스완지 시티) - 10개
9.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 9개
10. 빅터 모제스(스토크 시티) - 9개

(▲ 상위 20위 내 선수 중 맨유 선수는 없음)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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