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예상보다 강했던 전남,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 2021.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양] 전남 드래곤즈는 1차전 홈에서 패배했지만 아직 우승의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생각보다 강했고 K리그 신흥 강호 대구FC를 경기 내내 애먹였다.

전남은 24일 오후 8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차전 경기에서 대구에 0-1로 패배했다. 1차전을 내준 전남은 2차전 대구 원정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번 FA컵 대회는 전남에 이변의 연속이었다. 8강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격파하며 이변의 시작을 알렸고 4강에선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울산 현대를 2-1로 꺾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는 4강에서 강원FC를 물리치고 온 대구였다. K리그 신흥 강호로 떠오른 대구는 3년 만에 결승을 밟았다. K리그2 소속인 전남엔 당연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 대구가 정승원, 황순민, 박한빈이 ‘노마스크 핼러윈’으로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징야, 에드가, 라마스, 김진혁, 정태욱 등이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전남은 예상보다 강했고 많은 준비를 했다. 전반 초반부터 대구를 강하게 압박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최전방의 사무엘, 발로텔리, 이종호가 대구 수비진을 휘저으며 기회를 엿봤다. 대구는 장점인 역습으로 맞섰지만 더 날카로운 쪽은 전남이었다.

하지만 전반 24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김태현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세징야에게 파울을 범하며 PK를 내줬다. 키커로 나선 라마스가 가볍게 마무리하면서 전남은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전남은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올렉이 측면을 분쇄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아쉽게도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여러 차례 기회가 찾아왔지만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종호의 단독 기회 무산은 90분 중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국 경기는 대구의 신승으로 끝났다. 1차전을 내주게 된 전남은 2차전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경준 감독도 “계속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굉장히 안타깝고 속상하다”라며 벼랑 끝에 놓인 상황을 인정했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르다. 0-1 스코어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패배했지만 전남은 탄탄한 수비력으로 대구의 세징야-에드가 듀오를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나름대로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전남의 끈질긴 수비는 이병근 감독도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2차전은 오는 12월 11일에 치러진다. 만약 전남이 이변을 일으키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사상 최초로 하위 리그 우승팀이 된다. 동시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얻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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