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은 부임 2년 차에 우승을 해낸다는 약속을 지켰다.

토트넘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2007/08 칼링컵(現 카라바오컵) 이후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은 손흥민을 향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15년 가까이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우승 문턱에서 빈번히 좌절해 '무관 제왕'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얻었다. 올 시즌 UEL 우승으로 '성불'한 셈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37경기 11승 5무 21패·승점 38)로 역사상 최저 순위 경신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EL 우승 팀 자격으로 1위 리버풀과 2위 아스널에 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짓게 됐다.

토트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 아치 그레이, 라두 드라구신, 브레넌 존슨, 루카스 베리발이 일렬로 서 UCL 앤썸을 감상하는 영상이었다.

선수들은 UCL 경기를 앞둔 것처럼 비장한 표정을 한 채 각자 준비한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다음 시즌 UCL 출전을 얼마나 고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유벤투스 시절 1경기를 소화한 드라구신을 제외하면 모두 UCL 경험이 없다.



올 시즌 UEL 우승 전만 해도 포스테코글루의 경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지라 다니엘 레비 회장은 꽤나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영국 매체 'BBC'는 "레비가 포스테코글루를 경질한다면 선수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긴 감독을 경질하는 건 토트넘다운 행동"이라고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다. 다음 시즌 UCL에 나서야 하는 만큼 경험을 더할 필요가 있다. 나는 앞으로 5~6년 동안 팀을 발전시키고 싶다"며 잔류를 시사한 바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