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 이재명, 빨강·파랑 넥타이 매고 ''정치보복, 결단코 없다''
입력 : 2025.05.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IMF 위기(1997년 외환위기에 국제금융기구 구제금융을 받았던 사건)에 버금가는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특정인을 겨냥하는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후보는 대선 본·사전투표를 각각 열흘·나흘 앞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만약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불황과 일정을 치른단 심정으로 내수 침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과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맞아 전국적인 유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오랜만에 여의도로 돌아와 기자들 앞에 섰다. 이 후보는 빨강·파란·회색 줄무늬가 사선 방향으로 섞인 넥타이를 맨 채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섰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통합'을 낙점하고 대선 출정식에서 처음 신은 빨간·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재명 "전국 방방곡곡 경청투어 통해 접한 간절한 외침...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통합 정부' 만들 것"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공식 선거운동 전 과거 대선후보가 가지 않던 지역부터 경청투어를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정말로 많은 국민 여러분을 만나 뵀다"며 "광장을 물들인 아름다운 오색 빛깔 응원봉처럼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결국 우리 국민의 마음은 하나였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파괴된 경제·민생을 살려달라,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달라 등의 간절한 외침을 듣고 무거운 책임감에 어깨가 짓눌렸지만 (그런) 국민 한 분 한 분의 뜨거운 눈빛과 결연한 표정이 제게 큰 다짐과 의지를 북돋아 주고 계신다"며 "시장과 거리에서 만날 때마다 전해지는 그 손끝의 간절함으로 저는 확신한다. 위대한 국민들께서 끝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다.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지금처럼 과거로 퇴행할 것인가를 결정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다시는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미는 무도한 권력이 등장하지 않도록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권력을 남용한 정치보복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 이재명이야말로 낡은 이념의 시대 무도한 분열의 정치를 끝낼 적임자라고 자부한다"며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만들어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체제와 국민 생명을 위협한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국민이 잘살고 경제가 성장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그들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국민이 갈등과 반목 없이 통합으로 힘을 모아야만 대한민국이 이 격변의 시기를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 곁에서 국민과 함께 내란을 막아낸 저 이재명이 내란 종식과 국민 승리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새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곧바로 난파선의 키를 잡아야 한다. 당장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준비되고 유능한 후보와 정당만이 우리 앞에 닥친 삼각파도의 위기를 능숙하게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비상경제대응TF 등을 통해 정부가 나서 효율적인 경기 진작책을 추진하고 국가 재정이 마중물이 된 경제 선순환 구조를 되살릴 것이며, 정해진 모범을 따르기만 하면 되던 추격 경제가 아닌 스스로 창조하는 힘을 기르는 '진짜 성장'으로 나아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평화가 곧 경제고 문화가 곧 경제인 시대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펼쳐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흔들리지 않는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K-콘텐츠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앞장서며 냉혹한 국제경쟁의 위기를 세계 표준이 될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비상계엄 국회 통제 강화, 대통령 거부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경찰·검찰·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해서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개헌과 법령 개정을 통해서 마련해 가겠다"며 "그렇게 국민이 주인 되는 '국민주권 정부', 작은 차이를 넘어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국민통합 정부'를 꾸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후보는 "경제를 살릴 수 있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이념·진영이 뭐가 중요하겠나"라며 "유용하고 필요한 정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쓰겠다.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은 능력·청렴·충직함이다. 주요 공직에 국민추천제를 활성화하고 국정에 국민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반영되는 '국민 참여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며, 갈등이 첨예한 현안에 대해서는 '의제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의 사례들을 실제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해야 한다는 대변인과 보좌진의 만류에도 최대한 많은 질문에 답을 하며 예정보다 30분 가까이 길게 간담회를 이어갔다. 모두발언에 대한 부연뿐 아니라 여러 정치적 현안에 대해 차분히 답변했다. 특히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의 '내란 단일화'를 예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한 물음에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다 (당내 경쟁에서 밀려) 나왔을 뿐이지 스스로 나온 것은 아니지 않나. (이준석 후보가) 결국은 다시 합쳐 보수 정당의 주도권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당권·총리 등과 같은 여러 설이 나오는 것 보면 더 큰 미끼도 있는 것 같다. 저는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결국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아류다. 국민의힘은 보시는 것처럼 내란 행위에 대해 선을 긋지 않고 계엄 해제와 탄핵에 반대하기도 했다"며 "우리(민주당)는 내란 단일화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 시너지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김문수·이준석 후보) 쌍방에는 각자 도움이 되는 일이어서 단일화가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선에 당선될 경우 이 후보와 민주당이 행정·입법 권력을 독식하게 돼 이에 따른 정치권 일각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냔 질문에 이 후보는 "정상적인 국정을 위해선 '여대야소(국회에서 여당이 야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한 상태)'가 바람직하다. 지금껏 '여소야대(야당 의석수가 많은 상태)'보다 여대야소 상태가 많지 않았나"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야당 의석수가 많은 지금과 같은 상황은 극히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이다. 이렇게 된 것은 집권 여당이 국민의 뜻을 어기고 반국가·반역사적 행태를 보이니 국민이 이를 통제하려고 야당에 다수 의석을 준 것"이라며 "여대야소가 아닌 여소야대는 그럼 정상이라는 것인가. 행정·입법 권력을 동시에 갖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선 시 추가 추가경정예산을 실시해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현행 국내 법률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대신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 육성·지원에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률 등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포지티브 규제는 허용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그 밖의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4년 중임제' 중심의 개헌을 공약하더니 이번 대선에선 왜 '4년 연임제'를 내놓았냐는 물음에 "연임제는 첫 임기를 마치고 국민의 평가가 있게 되긴 하지만 최대 8년 동안 임기를 이어갈 수 있어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제도"라며 "중임제의 경우 첫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실패했는데 후에 또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미국 등의 사례에서 드러난 만큼 연임제가 보다 적합하단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 후보는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의 공동 선거운동 계획이 있느냔 질의에는 "아내(김혜경 여사)가 뭘 하고 다니는지 저도 잘 모른다. (본인) 판단에 따라 (대선 전까지 알아서) 잘하고 다닐 것이라 생각된다"며 "잘하고 있고 (잘할 것이라 믿어) 이 자리에서 제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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