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팀의 레전드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상징적 등번호 7번을 물려받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사비 시몬스(토트넘 홋스퍼FC)가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4로 참패했다.
손흥민이 떠난 뒤 처음 맞이한 북런던 더비였지만 경기력은 모든 면에서 압도당했고 에베레치 에제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무기력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패배보다 더 뼈아픈 점은 시몬스의 부진이었다. 토트넘이 원래 영입을 추진하던 에제를 아스널에 하이재킹당한 뒤 대안으로 데려온 선수가 바로 시몬스였기 때문이다.
이날 에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 내 최고의 선수였던 반면 시몬스는 존재감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시몬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45분을 소화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축구통계 매체 '팟몹'에 따르면 그의 기록은 패스 성공률 71%(17/24),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0회, 볼 소실 1회, 박스 안 터치 2회, 지상 경합 승률 17%(1/6)에 불과했다. 팀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 채 평점 5.9점을 받았다.
토트넘은 지난 8월 “RB 라이프치히로부터 사비 시몬스를 영입해 기쁘다”며 공식 발표와 함께 손흥민의 상징적 등번호 7번을 시몬스에게 부여한 바 있다.
파리 생제르맹 유스 출신인 그는 PSV 에인트호번 임대 시절 48경기 22골 11도움, 라이프치히에서 43경기 10골 13도움, 지난 시즌 33경기 11골 8도움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손흥민의 번호까지 이어받은 만큼 기대는 더 컸지만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쉽지 않았다. 시몬스는 현재 리그 9경기에서 무득점 1도움에 그치며 고전 중이다.
현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26일 “막대한 기대 속에 입단했지만 시몬스의 토트넘 생활은 사실상 ‘재앙’ 수준”이라며 “제이미 오하라는 그를 두고 '완전히 수준 이하(miles off it)'라고 혹평했다”고 전했다.
이어 “90분당 박스 안 터치 1.7회, 기회 창출 0.9회, 슛 0.9회 모두 프리미어리그 공격형 미드필더 중 최하위권이다”며 구체적 지표를 근거로 들며 비판했다.
매체는 “현 시점에서 시몬스의 5,200만 파운드(약 1,001억 원) 이적료는 거의 ‘돈 낭비’에 가깝다. 이대로라면 토트넘 역사상 최악의 선수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혹평했다.

물론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공식전 454경기에서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에 남을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선수가 착용했던 등번호를 물려받은 만큼 시몬스가 느끼는 부담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팬들과 구단의 인내심도 머지않아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사진= 토크스포츠, 게티이미지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