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공격수 엘링 홀란(25)이 2004년생 수비수의 실수에 너그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홀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홈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 3-1 승리에 기여했다.
홀란은 팀이 첼시와 1-1로 맞선 후반 23분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렸다. 상대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가 앞으로 나오 것을 보자, 왼발 감아차기로 간단하게 득점을 뽑아냈다.
홀란의 득점으로 승기를 잡은 맨시티는 첼시를 3-1로 꺾으며 리그 6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4위(승점 41)로 올라섰고 3위 노팅엄 포레스트(승점 44)에 3점 차로 따라붙었다.
특히 홀란의 이 득점은 이날 선발 센터백으로 나서 데뷔전을 치렀다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21)의 허물을 덮는 것이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 선수로 처음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선 후사노프는 전반 3분 만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 니콜라 잭슨과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볼을 따낸 후사노프는 헤더로 골키퍼에게 백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후사노프가 머리로 민 공은 골키퍼 에데르송에게 닿지 않을 정도로 짧았다. 결국 다시 공을 가로챈 잭슨이 쇄도하던 노니 마두에케에게 패스, 첼시의 선제골로 연결했다.
후사노프의 얼굴은 금방 어두워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는 고스란히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후사노프는 전반 4분 콜 파머에게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다가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다행히 이후 후사노프는 서서히 경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몸싸움이나 강한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스피드를 살린 빠른 볼 처리로 첼시 공격진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 섰다.
홀란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후사노프는 대단한 센터백이다. 첫 경기였으니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어린 동료를 감싸안았다.
이어 홀란은 "나 역시 커뮤니티 실드에서 리버풀을 상대했을 때 똑같은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그에게 몇 경기만 더 기회를 주라. 그러면 그의 진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전문가 제이미 레드냅은 "경기 전에도 말했지만, 그를 선발로 기용한 것은 위험 요소가 있다고 느꼈다"며 "예를 들어 오마르 마르무시 같은 스트라이커의 경우는 위험 부담이 덜하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센터백으로 뛸 경우 훨씬 더 어렵고, 위험성과 압박이 크다"면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금쯤 '내가 그를 선발로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레드냅은 "그는 20살이고 이제 막 이 나라에 왔다. 팀은 현재 수비적으로 자신감이 없고, 오른쪽 풀백은 마테우스 누네스다. 확립된 백 4를 갖춘 것도 아니고, 팀이 승승장구할 때 들어온 것도 아니다. 작년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운 환경"이라고 후사노프를 변호했다.
그러면서 "이런 환경에 그를 던져 넣은 것은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배워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아마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초반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후 조금씩 나아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레드냅은 "정말 힘든 데뷔전이었다. 이 경험이 그를 장기적으로 손상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팬들이 정말 따뜻하게 그를 대했다. 그는 이 경험에서 배우고 더 강하고 나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실제 맨시티 팬들은 후사노프가 후반 9분 존 스톤스와 교체돼 나가자 박수 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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