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돼 버린 김봉길의 '최악 시나리오'
입력 : 2013.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성래 기자= 김봉길 감독이 생각한 ‘최악의 경우’가 현실로 나타났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2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서 성남 일화에 1-4로 완패했다. 인천은 전반기 내내 보여줬던 강력한 압박과 유기적인 플레이, 물샐 틈 없는 짠물수비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경기 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김봉길 감독은 “공백기 이후의 첫 경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는 말로 휴식기 이후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가 생각한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흐트러진다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다. 바르셀로나도 대패할 수 있는 것이 축구다. 한번 흐트러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인 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흐트러짐’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경기 전 우려했던 상황은 이날 그라운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천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조직적인 압박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남준재와 복귀 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던 이천수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 의욕이 앞서 간격 유지에 실패하며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을 시도했다.

잘 나갈때의 인천이였다면, 높아진 압박 라인에 맞춰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간격을 유지했을 터. 하지만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좁은 간격 유지에 실패하며 넓은 공간을 내줬고, 힘든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중원에서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던 김남일 역시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허리에서 팀의 중심이 되어야 했지만, 국가대표팀 소집 후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였다. 김봉길 감독 역시 “김남일의 몸상태가 완전치 않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경기에 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그를 믿었지만, 김남일은 아쉬운 플레이를 펼치며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빠른 발을 가진 성남의 측면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성남은 우측 공격수 김태환의 빠른 발을 이용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비교적 단순하지만, 인천의 왼쪽 측면 수비수 김창훈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성남의 노림수였다. 성남의 전략은 적중했다. 김태환은 후방에서 넘어오는 긴 패스를 받아 빠르게 돌파를 시도해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1개씩의 도움에 성공했다.

김봉길 감독은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후반기 첫 경기를 패배해 팬들께 죄송하다”며 “기동력이나 다른 부분 등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안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전 우려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인천이다. 하지만 김봉길 감독은 팀이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의 생각보다 조금 빨리 드러났을 뿐이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팀이 가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알고 있는 김봉길 감독의 대처법이 기대된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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