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돋보기] '발상의 전환' 아스널, '도박' 코클랭 투입 대성공
입력 : 2014.12.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인턴기자=박싱 데이(Boxing Day) 기간을 비롯해 빠듯한 일정 속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서 상위권 팀들 중 유일하게 웃을 수 있던 팀은 아스널이었다.

EPL 19라운드서는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첼시, 맨체스터 시티의 무승부를 비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샘프턴 등 상위권에 속해 있는 팀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올 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던 웨스트햄 원정 경기에 나선 아스널은 ‘주포’ 올리비에 지루의 징계로 인한 결장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을 따냈다.

아스널은 29일 자정(한국시간) 영국의 불린 그라운드서 열린 2014/2015 EPL 19라운드 경기서 산티 카소를라와 대니 웰벡의 연속골에 힘입어 웨스트햄을 2-1로 꺾었다.


[아스널 최고 경계 대상이었던 앤디 캐롤]





이날 경기서 아스널이 중점을 두었던 것은 ‘공중전 스페셜리스트’ 캐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는가에 있었다. 웨스트햄의 샘 알라다이스 감독이 아스널을 상대로 캐롤의 공중 장악력을 이용한 공격을 할 것이 유력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르센 벵거 감독은 캐롤이 뉴캐슬에 있었던 시절부터 줄곧 캐롤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대비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장신 수비수 페어 메르테사커 영입 이전 윌리엄 갈라스(183cm), 콜로 투레(178cm) 등 중앙 수비수로서 단신인 수비진을 가동했던 아스널 입장에선 캐롤의 존재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캐롤은 뉴캐슬 시절에도 현재 웨스트햄에 함께 소속되어 있는 케빈 놀란과의 찰떡궁합 호흡으로 아스널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물론 아스널을 상대로 지난 2010/2011 EPL 아스널 원정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 유일한 골이지만 아스널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공격수였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도 캐롤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가 아스널 수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발상의 전환’한 벵거 감독, 코클랭 투입으로 기동력 강화]





그러나 벵거 감독은 캐롤에 대한 집중 견제보다도 캐롤의 머리를 겨냥해 공을 전달하는 선수들에 대한 수비에 집중했다.

측면과 중앙 가릴 것 없이 크로스, 롱 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웨스트햄의 공격 시작 단계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캐롤을 활용한 공격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아스널은 마침 지루의 징계로 인해 공격진에 한 자리가 비었고, 지루 대신 그대로 다른 공격수를 투입하거나 포메이션 상의 변화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때 벵거 감독은 웰벡-산체스-채임벌린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이 역습에 특화될 수 있는 빠른 선수들로 이어졌기 때문에 또 다른 공격수의 투입보단 중원의 기동력을 살릴 수 있는 프란시스 코클랭 투입을 결정했다.

잭 윌셔, 아론 램지, 미켈 아르테타 등 주력 미드필더들이 부상당한 탓에 찰턴 임대 도중 복귀한 코클랭은 벵거 감독으로부터 중책을 부여받았다.

과거 아스널서 주전 측면 수비수들의 부상 때 대신 투입되어 아주 인상깊은 활약을 할 정도로 스피드, 체력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코클랭은 기동력을 높이는 데에는 가장 적합한 카드였다.

마티유 플라미니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코클랭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왼쪽 측면에서 공격 가담이 많은 측면 수비수 아론 크레스웰과 스튜어트 다우닝에 대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1대1 방어와 롱 패스 상황을 견제하면서 웨스트햄의 주 공격루트를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영국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에 의하면 코클랭은 태클 4회, 가로채기 5회, 클리어링 7회 등을 기록하며 7.4점의 높은 평점을 부여받았다. 태클과 가로채기는 양 팀 통틀어 최고 기록이었다.

특히 가로채기 후 공격 2선의 채임벌린, 카소를라, 산체스 등에게 역습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공급하면서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벵거 감독이 과감하게 선택한 코클랭 카드가 보기 좋게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벵거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코클랭 투입은 도박이었다. 우리는 캐롤에게 이어지는 긴 패스를 견제할 수 있는 빠른 미드필더가 필요했기 때문에 코클랭 투입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코클랭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면서 코클랭 투입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박싱 데이’ 기간에 퀸스 파크 레인저스, 웨스트햄을 연거푸 2-1로 꺾은 아스널은 EPL 4위 사우샘프턴에 골득실에서 뒤진 5위에 올라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아스널은 내달 2일 벌어질 사우샘프턴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복귀에 성공하게 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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