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 하프타임] ‘엇갈린 희비’ 뮌헨-도르트문트, 전반기 '위아래'
입력 : 2014.12.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인턴기자= 분데스리가의 2014/2015시즌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열린 SC 프라이부르크와 하노버 96의 경기를 끝으로 각 팀당 17경기씩을 마쳤다. 이제 분데스리가의 18개 팀은 한 달이 넘는 장기간의 중간 휴식기를 가진 뒤 내년 1월 31일 후반기 일정을 치른다.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는 뻔했지만 뻔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도 있었다. 바로 뮌헨의 ‘유일한 대항마’ 도르트문트의 추락이었다. 다소 싱거울 수 있는 분데스리가에 도르트문트가 식스센스급의 ‘반전’을 일으킨 것이다.

국내 팬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이 향한 곳도 분데스리가였다. 분데스리가에는 가장 많은 유럽파(6명)가 속해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활약도 준수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은 여전히 위협적이었고 김진수(호펜하임)와 박주호, 구자철(마인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도 꾸준히 출전하면서 팀 내 입지를 쌓아갔다. 반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도르트문트에서 끝내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팀을 옮겨야 했다. 이에 새해를 앞두고 분데스리가의 2014/2015시즌 전반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 ‘넘사벽’ 바이에른 뮌헨 '위', ‘추락한 명가’ 도르트문트 '아래'

분데스리가 맨 '위' 뮌헨에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정도라고 해두자. 틀린 말이 아니다. 전반기 뮌헨의 성적은 14승 3무로 단 한 팀도 뮌헨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유럽 주요 리그를 통틀어서도 ‘무패’는 뮌헨이 유일한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17경기 동안 무려 41골을 폭발시켰고 실점은 고작 4골 뿐이다. 이 정도면 프로가 아마추어 무대에서 기록한 결과에 가깝다. 말 그대로 분데스리가 전반기는 뮌헨의 ‘독주’였다. 승점도 45점으로 지난 시즌에 기록한 구단 역대 최다 승점(47점)과 대등한 수치다.

2위 볼프스부르크와의 승점 차는 11점에 달한다. 이는 분데스리가 전반기 역사상 1위와 2위의 최고 승점 차다. ‘천재지변’만 없으면 뮌헨의 리그 3연패는 순조로울 전망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약점이 거의 없는 팀이다. 레반도프스키, 로베리(로벤-리베리), 토마스 뮐러, 마리오 괴체 등이 포진한 공격진은 자국 리그를 넘어 세계 최정상급이고 사비 알론소가 새롭게 가세한 중원도 빈틈을 찾기 힘들다. 제롬 보아텡과 ‘발롱도르 최종 후보’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키는 뒷문도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뮌헨이 '위'라면 도르트문트는 '아래'다. 가히 충격적인 추락이다. 리그에서 뮌헨의 유일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팀이 도르트문트였다. 그러나 올시즌 도르트문트는 대항마는커녕 강등을 걱정해야 되는 처지에 놓였다. 도르트문트의 성적은 밑에서 두 번째인 17위(4승 3무 10패). 지난 시즌까지 네시즌 연속 리그 2위권 안에 들었던 팀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처참한 결과다.

▲ ‘베스트’ 로번-‘워스트’ 임모빌레 , ‘뉴스타’ 베르나트

아르엔 로번을 빼놓고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논하기는 힘들다. 로번은 리그 13경기에서 출전해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순위 2위에 올라있다. 전매특허인 우측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이후 강력한 왼발 슈팅은 전 세계 축구팬들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뻔한’ 수법이지만 수비수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방법이다.

로번이 ‘베스트’라면 도르트문트의 치로 임모빌레는 ‘워스트’다. 지난 시즌 세리아A 득점왕 출신의 임모빌레는 큰 기대를 받고 도르트문트에 입단했다.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 감독도 뮌헨으로 떠난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로 임모빌레를 꼽을 만큼 그를 향한 신뢰는 상당했다. 하지만 임모빌레는 이탈리아에서 펼쳐보였던 폭발적인 득점력을 독일 무대에서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반기동안 단 3골에 그치면서 도르트문트의 추락에 한 몫 단단히 해버렸다.

데뷔 시즌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친 ‘뉴스타’도 있었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좌측면 수비수 후안 베르나트(21)다. 베르나트는 올시즌을 앞두고 발렌시아을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이적과 동시에 베르나트는 뮌헨 포백의 한 축을 책임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뛰어난 공격재능을 바탕으로 한 오버래핑과 안정된 수비력은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다. 또한 전반기 뮌헨의 필드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해외파 날씨는 ‘대체로 맑음’

손흥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선수들의 활약은 대체로 맑은 편이다. 먼저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날씨는 단연 ‘맑음’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레버쿠젠 공격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전반기 16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손흥민의 ‘절친’ 호펜하임 김진수의 날씨는 ‘흐린 뒤 맑음’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차출과 부상으로 인해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이내 몸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전반기 7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핵심 수비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아쉬운 활약으로 ‘흐린’ 날씨를 보이고 있는 마인츠 듀오 박주호와 구자철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후반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예고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홍정호의 날씨도 나쁘지 않다. 주전 수비수들의 탄탄한 입지로 인해 좀처럼 선발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후반 교체 요원으로 중용되면서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반면 지동원의 전반기는 찬바람만 불었다.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에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지동원은 최근 돌파구 마련을 위해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겼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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