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하위팀이 상위팀을 이기는 이변을 뜻하는 말인 ‘자이언트 킬링’은 축구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지난 2014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도 이라크와 UAE가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이란과 일본에게 승리하면서 이런 자이언트 킬링의 묘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2014-2015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32강전)는 이런 자이언트 킬링이 너무나 많이 나온 실로 보기 힘든 대이변의 연속이었다. EPL의 자존심이 구겨졌던 FA컵 32강 무대였고 충격적인 패배에 선수도 팬들도 모두 ‘맨탈’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EPL 1,2위를 달리고 있는 챌시와 맨체스터 시티 이 두 팀은 모두 홈경기에 패배하며 나란히 동반 탈락해 충격은 더욱 컸다. 먼저 첼시는 스템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3부리그 브래드포드를 상대로 2-4로 패했고, 맨시티는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못한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0-2로 패배했다.
강팀들의 이변은 챌시와 맨시티에서 결코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부 리그 캠브리지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고, 토트넘은 리그 꼴찌 레스터 시티에 1-2로 역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리버풀도 2부 리그 볼턴과 무승부를 거뒀고,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우샘프턴도 강등권에 있는 크리스털 펠리스에게 패배했다.
이변이 속출했던 FA컵 32강의 키워드는 ‘자이언트 킬링’이였다. 하지만 이런 자이언트 킬링을 단순히 방심한 상위권 팀들이 하부 리그 팀들의 기습에 당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보다 FA컵을 포함한 컵 대회를 대하는 EPL 강팀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싱데이가 지나갔지만 EPL은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다. 리그는 물론 FA컵과 캐피털 원 컵(리그컵)까지 이어지면서 두 마리, 혹은 세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에는 너무나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해 토끼가 늘어났던 챌시와 맨시티는 FA컵이라는 토끼를 놓치고 말았는데 과연 이것이 놓친 것인지 놓아준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좋은 선수들과 능력있는 감독이 만들어 내는 강한 전력을 가진 ‘강팀’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수많은 경기가 이어지고 선수들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강팀들은 자신들이 최우선적으로 어떤 우승을 먼저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그리고 강팀들의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FA컵과 리그컵과 같은 ‘컵’ 대회는 리그나 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집중력의 비중을 적게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경기는 결국 자이언트 킬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첼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조우마, 크리스텐센이 포진한 수비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4골을 연달아 허용했고, 맨시티가 선제골의 빌미를 마련한 페르난두의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아무리 강팀이라해도 모든 대회에 총력을 다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결과는 분명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리그컵과 FA컵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 티켓이 주어져 빅클럽 입장에서는 컵 대회보다 리그에 치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FA컵처럼 강팀들이 줄줄이 탈락하게 된다면 FA컵 대회에 대한 흥행과 위상에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리그와 챔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FA컵이나 리그 컵도 오랜 역사와 나름대로의 권위를 이어갈 경쟁력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리그 4위팀에게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리그컵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경기 승자에게 주는 점도 고려해볼만하다. K리그 성남의 경우 FA컵에서 우승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고 챔스 진출팀이 2부로 떨어질 수 없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며 강등 위기의 리그에서도 생존하기도 했다.
챔스 진출권은 이처럼 컵대회의 귄위와 동기부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챌시의 무리뉴 감독은 브래드포드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그 우승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브래드포드와 리버풀, 파리 생제르맹에 모두 패한 뒤 시즌이 종료되기 전까지 오직 리그 경기에만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 첼시 DNA와 사고방식, 정신력에 모두 어긋나는 일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챌시는 패배하며 무리뉴 감독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컵 대회를 대하는 강팀들의 사고방식과 정신력이 예전보다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앞서 말한 챔스 진출권 등 컵 대회에 대한 메리트와 변화을 생각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강팀들이 과연 컵 대회를 앞으로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FA컵과 리그컵도 잉글랜드 축구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승호 객원 에디터
하지만 2014-2015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32강전)는 이런 자이언트 킬링이 너무나 많이 나온 실로 보기 힘든 대이변의 연속이었다. EPL의 자존심이 구겨졌던 FA컵 32강 무대였고 충격적인 패배에 선수도 팬들도 모두 ‘맨탈’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EPL 1,2위를 달리고 있는 챌시와 맨체스터 시티 이 두 팀은 모두 홈경기에 패배하며 나란히 동반 탈락해 충격은 더욱 컸다. 먼저 첼시는 스템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3부리그 브래드포드를 상대로 2-4로 패했고, 맨시티는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못한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0-2로 패배했다.
강팀들의 이변은 챌시와 맨시티에서 결코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부 리그 캠브리지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고, 토트넘은 리그 꼴찌 레스터 시티에 1-2로 역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리버풀도 2부 리그 볼턴과 무승부를 거뒀고,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우샘프턴도 강등권에 있는 크리스털 펠리스에게 패배했다.
이변이 속출했던 FA컵 32강의 키워드는 ‘자이언트 킬링’이였다. 하지만 이런 자이언트 킬링을 단순히 방심한 상위권 팀들이 하부 리그 팀들의 기습에 당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보다 FA컵을 포함한 컵 대회를 대하는 EPL 강팀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집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싱데이가 지나갔지만 EPL은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다. 리그는 물론 FA컵과 캐피털 원 컵(리그컵)까지 이어지면서 두 마리, 혹은 세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에는 너무나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해 토끼가 늘어났던 챌시와 맨시티는 FA컵이라는 토끼를 놓치고 말았는데 과연 이것이 놓친 것인지 놓아준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좋은 선수들과 능력있는 감독이 만들어 내는 강한 전력을 가진 ‘강팀’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수많은 경기가 이어지고 선수들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강팀들은 자신들이 최우선적으로 어떤 우승을 먼저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그리고 강팀들의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FA컵과 리그컵과 같은 ‘컵’ 대회는 리그나 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집중력의 비중을 적게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경기는 결국 자이언트 킬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첼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조우마, 크리스텐센이 포진한 수비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4골을 연달아 허용했고, 맨시티가 선제골의 빌미를 마련한 페르난두의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아무리 강팀이라해도 모든 대회에 총력을 다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결과는 분명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리그컵과 FA컵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 티켓이 주어져 빅클럽 입장에서는 컵 대회보다 리그에 치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FA컵처럼 강팀들이 줄줄이 탈락하게 된다면 FA컵 대회에 대한 흥행과 위상에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리그와 챔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FA컵이나 리그 컵도 오랜 역사와 나름대로의 권위를 이어갈 경쟁력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리그 4위팀에게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리그컵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경기 승자에게 주는 점도 고려해볼만하다. K리그 성남의 경우 FA컵에서 우승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고 챔스 진출팀이 2부로 떨어질 수 없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며 강등 위기의 리그에서도 생존하기도 했다.
챔스 진출권은 이처럼 컵대회의 귄위와 동기부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챌시의 무리뉴 감독은 브래드포드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그 우승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브래드포드와 리버풀, 파리 생제르맹에 모두 패한 뒤 시즌이 종료되기 전까지 오직 리그 경기에만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 첼시 DNA와 사고방식, 정신력에 모두 어긋나는 일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챌시는 패배하며 무리뉴 감독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컵 대회를 대하는 강팀들의 사고방식과 정신력이 예전보다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앞서 말한 챔스 진출권 등 컵 대회에 대한 메리트와 변화을 생각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강팀들이 과연 컵 대회를 앞으로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FA컵과 리그컵도 잉글랜드 축구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승호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