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본 최고…최단기간 100골 기록한 데얀 강점은?
입력 : 2012.05.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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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FC 서울이 자랑하는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 다미아노비치(31)가 K리그 역사상 최단 기간(173경기) 통산 100호골을 달성하던 순간, 공교롭게도 경기장에는 종전 기록 보유자(220경기) 김도훈이 자리하고 있었다. 성남 일환 천마에서 코치로 활약 중인 김도훈(41)은 6월 14일로 예정된 서울 원정 경기를 대비해 서울의 전력을 탐색하고 있었다.

2005년 성남 공격수로 현역에서 은퇴한 김도훈 코치는 K리그에서 통한 114골을 기록해 역대 개인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작성했었다. 이후 우성용(115골)과 이동국(122골)이 이 기록을 넘어서며 통산 득점 3위로 밀렸지만 여전히 K리그 역대 최다 해트트릭(6회), 역대 통산 7번째 40-40클럽 가입, 두 차례 K리그 득점왕 수상과 한 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수상 등 K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인정 받는 레전드다.

김 코치의 기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어린 딸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김 코치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기록 경신을 축하한다. 내 기록이 언젠가 깨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립 서비스는 아니었다. “데얀은 지도자로서 갖고 싶은 선수”라고 말하며 데얀의 경기력에 진심을 담은 감탄을 보내고 있었다.

“데얀은 단점이 거의 없는 선수다. 게다가 매우 이타적인 선수다. 골 욕심? 공격수라면 누구나 갖춰야하는 것이다.”

김 코치와 마찬가지로 데얀도 자신의 100번째 골을 페널티킥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데얀의 페널티킥은 특별했다. 골키퍼 유현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만들며 가운데로 가볍게 툭 차올리는 방식의 과감한 페널티킥을 시도해 성공시켰다. 담대함과 기술적인 완벽함을 갖춰야 가능한 페널티킥이다. 김 코치는 이러한 페널티킥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데얀이 그런 페널티킥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머리가 좋기 때문이다. 유현은 많이 움직이는 유형의 골키퍼다. 이운재처럼 무게감이 있고 가만이 지키고 서 있는 골키퍼를 상대로는 그런 페널티킥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골키퍼의 성향을 파악하고 찬 것이다. 정말 단점이 없는 선수다.”

이날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3-1 승리 과정에 나온 모든 골에 관여한 데얀은 이제 이동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다골 기록에 21골 차이로 다가었다.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인 데얀은 올시즌에도 10득점으로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기세라면 데얀이 이동국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데얀을 지도하고 있는 서울의 최용수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아시아의 독수리’로 불리던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K리그 신인상과 MVP, FA컵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일본 J리그 무대에서도 142경기에 86골을 몰아친 최용수는 아직까지도 감독이라는 이미지보다 골잡이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그런 최용수도 자신의 아들을 ‘제2의 데얀’으로 키우고 싶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공격수 데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데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타지에 살면서, 타국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100골을 이뤘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K리그에 또 다른 역사를 만들었다. 그 친구의 팀 정신, 동료들과의 유대관계, 헌신과 경기력은 본인의 노력과 땀이 맺은 결실이다. 앞으로 변하지 않고 초심으로 매진한다면 앞으로 더 엄청난 기록을 써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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