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교수' 박경훈 감독이 말하는 한국 축구의 색깔은?
입력 : 2012.06.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올 시즌 높은 볼 점유율과 송곳 같은 마무리를 겸비한 ‘방울뱀 축구’로 제주유나이티드의 비상을 이끌고 있는 박경훈 감독이 한국축구의 지향점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가입국은 UN보다 많은 수를 자랑한다. 그만큼 축구를 풀어내는 방식도 다양하다. 브라질은 화려한 공격, 이탈리아는 막강 수비, 독일은 톱니 바퀴 같은 조직력, 스페인은 정교한 패스 플레이 등 내로라하는 축구강국은 저마다의 키워드가 있다. 그렇다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한국 축구의 색깔은 과연 무엇일까?

6일 천안축구센터에서 만난 박경훈 감독은 축구팀에는 고유의 철학과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훈 감독은 최고 수준의 지도자 라이선스인 프로페셔널 지도자 코스(P급 라이선스)를 이수했고, 제주 감독 부임 전에는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했을 정도로 축구 지식에 해박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스피드를 이용한 빠른 공수전환’에서 한국 축구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찾았다.

박경훈 감독은 제주에 빗대어 팀의 개성에 대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주는 현재 FC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롤모델로 삼고 플레이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앞으로 제주에 어울리는 특징도 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되 결국 자신만의 색채를 가미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며 각 팀에 알맞는 전술과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얼마 전 1-4 패배로 끝난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언급했다. “스페인전을 보며 한국축구가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페인은 볼을 소유만 하는 게 공간을 만들고 침투할 선수를 찾아내 단 번에 순간적인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스페인의 장점을 짚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사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등이 없다”면서 다른 부분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 빠른 선수들이 많은 한국축구의 특징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스피드를 이용한 빠른 공수전환이 한국축구의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어필할 수 있는 한국의 경쟁력을 꼽았다.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 목 뒷면 안쪽에는 ‘투혼’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투혼이 한국축구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올해는 런던 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등 굵직굵직한 대표팀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박경훈 감독의 말을 힌트 삼아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대표팀이 어떠한 방식으로 ‘한국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선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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