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근호의 득점 본능을 깨운 건 김승용의 욕?
입력 : 2012.07.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춘천] 류청 기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예외도 있는 것 같다.

이근호(27, 울산)는 15일 춘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강원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1라운드 경기(울산 2-1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세 경기 연속 골이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 경기 동료 선수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었다. (못 넣어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말문을 연 이근호는 세 경기 연속 득점의 ‘가려진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바로 이날도 자신의 골을 도와준 김승용이었다. 이근호는 “김승용에게 욕을 많이 먹었었다. 골을 못 넣는다고”라고 말하며 웃었다. 절친한 친구인 김승용의 ‘은근한 압박’의 실체를 털어놓은 것이다. 이어 “초반에 욕심을 많이 냈었다. 겸손해야 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왼발과 오른발로 각각 한 개씩 도움을 기록한 김승용은 이근호의 말을 전해 듣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근호에게 욕 좀 했다. 골 좀 넣으라고”라고 말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장난스러운 질책이 이근호의 자고 있던 득점본능을 깨운 것을 굳지 숨기지 않았다. 김승용은 또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만끽했다.

두 선수는 인연이 깊다. 부평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뛰었고, 2011년에는 감바 오사카에서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2012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란히 울산으로 이적했고, ‘철퇴 축구’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근호와 김승용은 올 시즌 10골 5도움을 합작했다. 두 선수의 맹활약으로 울산은 K리그와 ACL에서 순항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가끔은 친한 친구의 장난스러운 질책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근호와 김승용은 그 사실을 증명했다. 두 선수는 칭찬과 격려 그리고 은근한 질책을 나누면서 즐거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울산에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승용이 올리면, 이근호가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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