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의 안첼로티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입력 : 2013.06.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수장 자리는 카를로 안첼로티(54)로 정해졌다.

안첼로티의 역량과 지난 커리어를 봤을 때 그가 레알의 수장으로 부족함이 없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한 가지 의구심이 생긴다. 왜 레알은 수많은 유명 감독 중에 안첼로티를 선택한 것일까?

의구심의 시작은 지난 5월 포르투갈 유명 축구 언론 ‘아 볼라’의 편집장이자 레알 소식에 정통한 산드라 고메즈와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안첼로티는 레알의 유력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고메즈는 이때 레알 부회장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레알이라는 팀은 보통의 축구팀이 아니다. 마드리드의 또 하나의 상징이고 클럽의 권위의식 또한 상당하다. 이미 지난 시즌 같은 진통을 겪은 레알로써는 이 생활을 타개할 적임자로 안첼로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으로의 재능도 있을 뿐 아니라, 레알의 권위의식에 도전하지 않을 ‘꼭두각시’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고메즈의 말처럼 지난 시즌 레알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탈락해서가 아니다. 바로 레알 클럽 내부와의 권력 경쟁, 언론과의 치열한 신경전으로 클럽 내부의 암세포들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 감독인 주제 무리뉴가 있었다. 무리뉴는 극성스런 보도형태를 가진 스페인의 언론사인 ‘마르카’ 기자를 상대로 “당신은 언론의 x덩어리에 불과하다”와 같은 발언으로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더니, 이후에도 ‘아스’, ‘풋볼 에스파냐’등과 혈전을 이어가며 레알을 궁지에 몰아갔다. 레알 입장에서는 이 일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언론을 적으로 두고 클럽을 운영할때는 분명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무리뉴는 클럽 내부적으로는 영원한 ‘철밥통’이었던 레알의 수문장 카시야스를 출전시키지 않으면서 선수단과의 불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유례 없는 장외전쟁에 지칠 대로 지친 레알은 평소 선수단 및 클럽과의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팀을 운영해, ‘평화주의자’로 유명한 안첼로티를 적임자로 생각한 것이다.

안첼로티의 ‘꼭두각시론’은 미국의 스포츠 웹진인 ‘블리처리포트’에서도 확인됐다.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27일 ‘신사 안첼로티가 레알의 감독이 된 진짜 이유’라는 제목으로 “레알은 더 이상 지난 시즌과 같은 분열을 원치 않는다. 괴팍한 무리뉴의 시대가 지나 젠틀한 안첼로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개제하며 ‘꼭두각시’론에 힘을 보탰다.

물론 ‘아볼라’ 편집장인 고메즈의 말이나, ‘블리처리포트’에서 게재한 칼럼만으로 레알이 안첼로티를 영입한 의도를 하나로 단정시켜버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한 현상을 놓고, 포르투갈 언론, 스페인과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미국의 스포츠 웹진조차 한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안첼로티를 향한 ‘꼭두각시론’도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 치부하는 것도 무리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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