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인생경기'라는 말이 있다. 선수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는 수식어다. '비스트' 아데바요 아킨펜와(32, AFC 윔블던)가 '선망의 대상' 리버풀을 상대로 '인생경기'를 펼쳤다.

리그2(4부리그) 소속의 윔블던은 6일 새벽(한국시간) 홈구장 체리 레드 레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4/2015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64강전)에서 스티븐 제라드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이변을 꿈꿨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간판 공격수 아킨펜와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 것. 축구팬들에게는 180cm, 100kg(추정)의 압도적인 체격으로 유명한 '야수' 아킨펜와는 어릴 적부터 리버풀 팬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경기에 앞서 3라운드 대전 결과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킨펜와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리버풀 서포터에게는 세 가지 꿈이 있는데 첫째가 리버풀을 위해 뛰는 것, 둘째가 리버풀과 경기하는 것, 그리고 세번째가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는 것이다. 내게는 세 가지 중 두 가지 꿈을 달성할 기회가 온 것"이라고 리버풀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그라운드로 입장한 아킨펜와는 전반 35분 재대로 포효했다. 프랑콤의 왼쪽 코너킥을 미뇰렛 골키퍼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사코의 몸을 맞고 문전으로 향한 볼을 슈크르텔이 가까스로 걷어냈지만 아킨펜와가 재차 밀어넣으며 동점골이 터진 것. 마침내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룬 것이다.



다음 목표는 '우상' 제라드와의 유니폼 교환. 제라드가 올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기 때문에 아킨펜와의 열망은 더욱 컸다. 그는 경기 전 "제라드의 유니폼이 갖고 싶다. 팀 동료들에게도 '만약 누군가가 먼저 제라드의 유니폼을 받게 된다면 그녀석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라며 주변에 경고의 메시지까지 전달했을 정도.

하지만 아킨펜와는 유니폼 교환에는 아쉽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중계화면에 잡힌 제라드는 이미 상의 유니폼이 탈의된 상태였고 아킨펜와는 상의 유니폼을 그대로 착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제라드의 유니폼이 어디로 간들 어떠하랴. 이날 경기는 아킨펜와에게는 잊지 못할 인생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