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돋보기] 어제의 '역적' 마르코비치, 오늘의 '영웅' 되다
입력 : 2015.0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역적에서 영웅이 됐다. 라자르 마르코비치(20)가 리그컵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도 데뷔골을 터트리며 리버풀에 승리의 초대장을 선사했다.

리버풀은 10일 밤 9시45분(한국시간)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4/20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컵대회 포함 7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한 8위 리버풀은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마르코비치였다. 마르코비치는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면서 보리니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판틸리몬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볼을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마르코비치의 EPL 데뷔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마르코비치의 컨디션은 절정이었다. 전반 29분 오른쪽 아크쪽으로 흘러나오는 볼을 태권도의 이단옆차기와 흡사한 아크로바틱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오른쪽 골대 구석을 강타한 뒤 판틸리몬 골키퍼의 몸을 맞고 골문 밖으로 튕겨나왔다. 만약 들어갔다면 올해의 골 후보로도 손색이 없었던 명장면이었다.

올 시즌 2,500만 유로(약 349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벤피카를 떠나 안필드에 입성한 마르코비치에 대한 평가는 느낌표보다 물음표에 가까웠다. 다니엘 스터리지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며 마리오 발로텔리와 함께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의 원흉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바젤과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마르코비치는 후반 15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의 얼굴을 손으로 찔렀고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

스티븐 제라드가 후반 35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지만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승리만이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결국 리버풀은 조 3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어리석은 의욕의 대가를 치른 마르코비치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러나 야유가 함성으로 바뀔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8일 본머스와의 2014/2015 잉글랜드 캐피털 원 컵 5라운드(8강)에서 선발 출전한 마르코비치는 전반 27분 결승골을 뽑아내며 리버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뿐만 아니라 빠른 드리블 돌파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갑내기이자 리버풀의 미래로 손꼽히는 라힘 스털링(2골)과 함께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돋보였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마르코비치에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선덜랜드전을 기점으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대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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