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눈앞에서 신형 구축함 전복…''용납 못 할 사고'' 피바람 분다
입력 : 2025.05.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5000t(톤)급 구축함 전복 사고와 관련해 검찰을 투입해 대대적 수사에 착수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검찰과 관련 전문가들이 포함된 '사고조사그룹'이 군함 전복 사고와 관련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군함이 전복된 사진은 보도하지 않았으나 책임자 처벌 등을 강조하며 내부 기강 잡기에 들어갔다.



신문은 "함에 대한 구체적인 수중·내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초기 발표와 달리 선저파공(배 밑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없었다"며 "선체 우현이 긁히고 선미 부분의 구조 통로로 일정한 량(양)의 해수가 침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침수 격실의 해수를 양수하고 함수 부분을 리탈(이탈)시켜 함의 균형성을 회복하는데 2~3일, 현측 복구에 10여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원인과 그에 책임 있는 당사자들을 조사 적발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사위원회는 "아무리 함의 상태가 량호(양호)하다고 해도 이번 사고가 용납될 수 없는 범죄적 행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책임 있는 자들은 절대로 자기들의 죄과를 무마 시킬 수 없다"고도 했다.



또 "사고조사 그루빠(그룹)의 조사 자료에 근거해 법기관에서는 사고에 대한 책임이 명백한 대상들을 먼저 구속하고 조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며 "홍길호 청진조선소 지배인이 지난 22일 법기관에 소환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내부 동요가 생길 것을 감안해 군함의 상태가 양호하다고 주장했지만 사고 피해는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비영리 싱크탱크 '오픈소스센터'(Open Source Centre)는 지난 22일 SNS(소셜미디어)에 인공위성으로 찍은 북한 군함의 사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북한 군함은 우리 합동참모본부의 분석처럼 뱃머리는 땅에 걸려 있고 배꼬리가 물에 넘어진 모습이다. 타국의 인공위성 촬영 등을 대비해 군함 위에 푸른 위장막을 덮었다. 군함이 이미 바닷물이 침수된 점으로 볼 때 엔진 등 구동계와 전자장비가 이미 망가져 쓸 수 없는 상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북한이 침수 격실에서 물을 빼겠다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군함 내부 전자장비 등은 이미 쓸 수 없는 상태가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군함 복구에도 10여일 정도가 걸린다고 주장한 점으로 볼 때 원래의 상태로 복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군함 전복 사고는 지난 21일 청진조선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열린 진수식에서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에선 무릎을 꿇고 축하의 꽃을 놓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해군력 현대화 등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북한의 조선업 역량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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