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창, 이재명은 방패''···공방전 거셌던 2차 토론 관전평
입력 : 2025.05.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6·3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대선후보 2차 TV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1차 토론회 때보다 더욱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창의 역할에 충실했던 데 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등 주자로서 방패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각각 효과적인 네거티브,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출마한 주요 네 후보가 전날(23일) 밤 실시된 2차 TV 토론회에서 직전 토론회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 왔음을 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격렬한 설전이 오간 가운데 토론의 흐름이 상호 비방전으로 강하게 흐르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각 후보들이 각자의 입장에 맞는 '전술'들을 효과적으로 구사한 것이라고 봤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네 후보가 1차 토론 때보다 많은 준비를 해 온 게 느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명, 다른 사람의 공격에 쉽게 말려들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기도, 또 공격을 받아치기도 하면서 각자의 기세를 유지해 나갔단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전날 토론 초반부에서부터 공격적으로 치고 나온 것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였다. 사회 대통합을 어떻게 이루겠냐는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듯 "거짓말, 사기꾼들이 없어져야 한다. 부정부패한 사람이 없어야 국민통합이 되지 않겠나"라며 "형수에게 욕도 하고 다투게 된 것 아닌가. 최소한의 인륜을 무너뜨린 분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지도자가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흥분하지 않고 "저희 집안의 내밀한 문제, 그 점은 제 소양과 수양의 부족으로 생긴 일이다.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하면서도 김 후보를 향해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 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사태다. 김문수 후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응수했다.



토론 후반부로 갈수록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설전도 치열했다.



최 소장은 "이준석은 창이었고 이재명은 방패였다. 각자 정해진 위치에 맞게 공격과 수성을 잘했다"며 "특히 원자력발전 관련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중국 원전 문제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을 잘 준비해 왔고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후보대로 쉽게 말려들지 않고 정답이 없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잘 대응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이재명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는) 한국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 원전에 대해 여쭙겠다. 중국 동쪽 지역에 원전이 몰려있고 사고가 날 경우에 대한민국에 직격탄인데 위험도를 어떻게 평가하시나"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저는 대한민국 원전을 불신한다고 하지 않았다. 안전성에 우려가 있어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중국 동해안에 원전이 있는 것은 알지만 거기 원전이 많으니 우리나라에 원전이 많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의 토론 태도를 지적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아쉽다는 평도 나왔다.



김상일 평론가는 더300에 "토론에서 나온 정책과 생각의 방향성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도 "다만 자신을 공격해오는 후보들의 태도를 지적하기 보다 좀 더 설득력있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그럼 후보님의 대안은 무엇인지'를 묻고 '후보님의 좋은 아이디어는 수용하겠다'고 답하는 등 폭넓은 자세를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권영국 후보와의 토론은 그게 됐지만 이준석 후보와는 그게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예를 들어 권영국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부자 감세를 원상복구하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 유보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가 간병 보험 관련 재정 마련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의료쇼핑 같은 비용을 줄여 나가면 2~3조원 가량 절감이 가능할 거라 본다"면서도 이준석 후보가 답변이 미진하단 취지로 계속 추궁하자 "(부족하다는 15조원은) 본인(이준석 후보) 주장"이라거나 "상대의 말을 왜곡하거나 짜집기를 하면 대화를 하는 게 아닌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다만 이재명 후보도 자신의 토론 주도권을 얻었을 때 비로소 이준석 후보에 "본인은 어떻게 의료비를 절감하시겠나"라고 의견을 물었는데 이같은 장면이 좀 더 매끄럽게 연출됐다면 좋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가 어느 후보와 붙더라도 지나친 설전은 피하는게 좋을 것이란 조언도 나왔다.



최 소장은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여유, 안정감, 평온함을 유지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라며 "싸움닭이 되는 건 2~3등에게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김 평론가도 "공격을 위한 공격과 국정을 잘 운영하기 위한 건설적인 토론을 이 후보가 잘 구분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각 후보들은 오는 27일 마지막 토론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SNS(소셜미디어)에 "토론에 임할 때마다 큰 책임과 사명감을 느낀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저의 비전을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치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오는 27일 마지막 토론회 역시 바람직한 대결의 정책 대결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24일) 경기도 수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토론은 정치 분야에 관한 내용이라서 포괄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문제점들을 다 짚어내도록 하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좀 합리적으로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향후 지지율 전망에 대해 "지지율은 다다익선"이라며 "적어도 이번주에는 지지율이 15%를 넘겨 20%에 가까운 지지율까지 국민 여러분들께서 만들어 주셔야 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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