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토크]<53> 임상협, “외모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입력 : 2013.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그냥 꽃미남 축구 선수가 아니다. 이제는 축구 실력까지 겸비했다. 바로 부산 아이파크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임상협(25)이다.

특유의 밝은 미소가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여기에 반전매력까지 숨어있다. 꽃미남의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경기장에서는 투지 넘치는 몸싸움을 즐기는 거친 남자이기도 하다. K리그 클래식을 넘어 국가대표를 꿈꾸는 ‘부산 사나이’ 임상협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지난 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는데 이번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어요. 평가해준다면?
동계 훈련 때 많은 준비를 했고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셔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아요. 이 자신감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고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아요. 작년에 경기력이 좋지 않아 욕을 많이 먹었는데 오히려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 또 지난 시즌보다 수비가담에 부담감이 줄었고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경기하라고 주문하세요. 왼쪽 풀백 (장)학영이 형이 워낙 수비를 잘해줘서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 부산의 키워드는 ‘질식수비’였는데요. 이번 시즌 공격 중심의 플레이로 변신했어요.
작년에는 공격수들도 전방부터 압박하고 수비에 많이 가담했어요. 당연히 수비력은 좋아질 수 있었고 이런 것 때문에 ‘질식수비’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공격수들의 수비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었고 창의적인 패스플레이를 중요시하고 있어요. 특히 이번 시즌 서울, 전북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는데 패스 플레이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선수들도 자신감이 붙었고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는 믿음도 생겼어요.

팬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인데요.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던데 일본 생활이 궁금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 J리그 진출 이야기가 나와서 일본으로 갔어요. 그러나 J리그 진출이 결국 무산됐고 이미 한국 대학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일본 대학에서 운동을 시작했고 다행히 감독님께서 잘 봐주셔서 장학금도 주시고 좋은 조건에서 운동을 했어요. 당시 류츠케이자이 대학교에 있으면서 JFL리그, 한국으로 치면 내셔널리그인데 그 리그에서 뛰었어요. 그러나 생활적으로 보면 정말 힘들었어요. 당시 일본말을 한 마디도 못했는데 한국과는 달리 수업도 들어야 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어요. J2리그에서 영입 제안이 왔었는데 너무 힘들었고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에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어요. 다행히 전북에서 뽑아주셔서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좀 투박한데 일본의 패스 플레이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산에서는 누구와 호흡이 잘 맞나요?
(박)종우랑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종우가 킥이 좋고 제가 그 패스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에요. 종우가 이번 시즌 도움을 3개 기록했는데 제가 모두 득점으로 마무리했어요. 덕분에 3골 넣을 수 있었어요. 후방 패스가 워낙 좋아서 제 스피드를 잘 살려주는 친구에요.

팀에서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요? 박종우 선수?
팀에서 한 명만 뽑자면 윤동민이요.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동민이가 여자 친구가 생겨서 저랑은 잘 안 놀아줘요. (웃음) 요즘에는 여자 친구 만나기 바빠서 저는 후배들과 어울리고 있어요. 새로 들어온 (정)석화랑 휴가 때마다 밖으로 나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 시즌 골을 많이 넣어서 유난히 세레모니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세레모니가 있다면?
아무래도 K리그 클래식 패치 세레모니가 기억에 남아요. 제가 생각해도 멋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FA컵이었고 내셔널리그 팀인 김해시청과의 경기여서 사실은 엔트리에 포함될지 몰랐어요. 쉴 줄 알았는데 교체명단에 포함됐어요. 그날이 K리그 30주년이었는데 전반전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어요. 벤치에서 동료와 장난을 치다 문득 유니폼을 보는데 FA컵 엠블럼이 K리그 클래식 패치 위에 부착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떼고 K리그 클래식 패치는 붙이는 세레모니를 펼치면 멋있겠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 동료는 시큰둥하더라고요. 저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1분 만에 결승골을 터트렸어요. 그래서 준비했던 세레모니를 했는데 이것이 반응이 좋았어요. 우리는 K리그 클래식 팀이라는 자부심을 보여주고 싶었고 사진도 잘 찍힐 수 있도록 미디어 쪽으로 달려가서 세레모니를 했어요. 다 계획된 것이었죠. (웃음)

K리그 꽃미남 투표에서 1위를 했는데 이제는 식상하지 않나요?
아뇨. 엄청 기분 좋았어요.(웃음) 매번 듣더라도 기분 좋은 소리인 것 같아요. 제가 엄청 잘생겼기 보다는 운동선수치고는 괜찮으니까 팬들이 그렇게 불러주는 것 같아요. 실력이 과소평가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요. 오히려 외모 때문에 실력에 비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어쩔 때는 아쉽기도 해요. 인터뷰 때도 경기력에 관한 인터뷰보다 외모에 대한 인터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실력으로 평가 받고 싶고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꽃미남 라이벌도 있다면?
K리그에서는 (이)동국 형이요. 정말 잘 생기셨고 남자답게 멋있으세요. 예전에 힐링캠프에 출연하셔서 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해외파 중에서는 기성용 선수요. 나이가 같아서 친구이긴 한데 친해질 기회는 없었어요. 구자철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서 잘 지내고 있는데 기성용 선수와는 인연이 없었어요. 아! 두 선수가 품절남이 됐는데 그 팬 분들을 노리고 있어요. (웃음)

팬들이 임상협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빛나는 외모도 있지만 그라운드에서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 이미지가 약간은 약해 보이죠? 그래서 상대가 방심하는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저는 그라운드에서는 근성 있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지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경기에서 지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승부욕이 있어요. 축구는 누구나 90분 똑같이 뛰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이기고 싶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아름다운 축구와는 거리가 멀어요. (웃음)

최근 경기력이 좋고 아직 어려요. 해외에 나가고 싶지는 않나요?
아직 생일이 안 지나서 만으로 24세에요. (웃음) 유럽은 항상 꿈꾸고 있어요. 아! 2년만 젊었어도 적극적으로 진행했을 텐데 조금은 힘들겠죠? 만약 가게 된다면 독일 분데스리가로 가고 싶어요. (Q:구자철과함께?) 아뇨. 걔와는 함께 하고 싶지 않아요. (웃음) 제일가고 싶은 팀은 도르트문트에요. 스피드도 있고 제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는 팀이에요. 그러나 아우크스부르크라도 가고 싶은 게 속마음이에요.

유럽 진출을 했을 때 이것만은 자신 있다는 점은?
스피드는 자신 있어요. 아무래도 측면 공격수이다 보니 상대 수비수들과의 스피드 경쟁이 중요해요. 반대로 중거리 슈팅은 보완해야 될 것 같아요. 연습을 통해 슈팅의 강도나 빠르기를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고 훈련 끝나고 개인연습도 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좋아지겠죠?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는데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은?
월드컵은 정말 큰 꿈이에요. 일단 올해 안에 태극마크에 도전하고 싶어요. 기대감은 항상 가지고 있는데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언제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파주에 가서 정말 밥 한번 먹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국내든 해외든 롤모델이 있다면?
국내에서는 당연히 동국 형이요.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축구 스타일을 떠나서 K리그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에요. K리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고 여전히 아이콘이에요. 레바논 경기 후에 안 좋은 이야기도 듣고 있으시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부딪혀보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냥 골잡이고 스타에요. 다른 말은 필요 없어요. 동국 형이 있고 없고 무게감 자체가 달라요. 팬들의 반응이 때로는 아쉬워요. 해외파에서 뽑는다면 박지성 선수요. 저도 일본에서 외국 생활을 했는데 10년 넘게 외국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시는 것만 봐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해외 선수는 도르트문트의 마르코 로이스 선수요. 빠르고 개인기술도 좋아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면서 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박종우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많이 부러워하던데. 결혼에 대한 생각도 있겠죠?
정말 부러웠어요. 저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긴 한데 여자 친구가 없어요. 집이 서울이라 경기가 끝나면 합숙소로 돌아와요. 그때마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외로워요.

축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한 경기만 뽑아준다면?
지난 6월 1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가 가장 짜릿했던 것 같아요. 4-1로 이겼는데 제가 볼만 잡으면 야유가 쏟아졌고 코너킥 쪽으로 가기만 하면 제 이름을 부르며 욕을 하더라고요. 이상하게 전북 원정만 가면 엄청 떨리고 설렜는데 야유를 듣고 더 힘이 났던 것 같아요. 다행히 팀이 대승했고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내용이 좋아서 만족해요. 그런데 야유의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요. 제가 팀을 떠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고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게 된 거였어요. 제가 전북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했는데 이것이 팬들을 서운하게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분위기 좋을 때 인사를 꼭 드리고 싶어요.

이번 시즌 목표는?
일단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고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 이상을 기록하고 싶어요. 여기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팀 성적이 좋아 팬들께서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김재호 기자, 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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