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이적분석] 공격수 연쇄이동, 루니부터 시작될까?
입력 : 2013.07.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형석 기자 = 첼시의 웨인 루니(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영입공세'가 본격화 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공개적으로 루니를 '유일한 타깃'으로 손꼽은 가운데, 영국 주요 언론들의 보도는 맨유가 첼시의 1차 오퍼를 이미 거절한 상태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언론들은 첼시가 2,000만 파운드(약 341억원)의 현금에 후안 마타(25) 혹은 다비드 루이스(26)를 포함시킨 조건을 맨유 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무리뉴 감독은 마타와 루이스를 비롯, 특정 선수가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부인한 상태다.

약 3,000만 파운드(약 512억원)의 이적료가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첼시는 가까운 시일내에 맨유 측에 2차 오퍼를 전달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미 무리뉴 감독이 "올 여름 루니가 아닌 다른 선수를 영입하려 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 언급했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들은 맨유가 루니를 놓고 첼시 측과 기나긴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올 여름의 루니는 더 이상 맨유에게 있어 '절대 판매불가' 선수가 아니다. 맨유가 오랜 간판스타의 EPL내 이적을 꺼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자연스런 일이다.

맨유, 루니 이적으로 인한 부메랑 효과 우려
맨시티와 첼시, 그리고 아스널 등 '도전자들'의 올 여름 영입러시를 감안했을 때 '챔피언' 맨유 입장에선 소위 말하는 부메랑 효과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루니의 EPL내 이적, 특히 첼시와 같은 직접적인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은 3,000만 파운드 이상의 부메랑 효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맨유는 루니를 첼시에 넘겨줌으로써 3,000만~4,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손에 넣는 대신 우승 타이틀을 내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맨유로 이적했던 로빈 반 페르시(29)가 하나의 좋은 사례다. 반 페르시를 얻은 맨유는 리그 정상탈환에 성공했지만, 반 페르시를 잃은 아스널은 4위 자리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라이벌 팀의 전력을 직접적으로 강화시켜주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일이다.

어쩌면 올 여름 루니를 바라보는 맨유의 시선은 지난여름 반 페르시를 바라보던 아스널의 시선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일단 아스널은 반 페르시에 대한 '적정 구매자'가 해외에서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이적시장 막바지에 울며 겨자먹기로 맨유 이적을 허락해야만 했다. 게다가 반 페르시는 당시 아스널과의 계약기간을 1년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루니는 맨유와의 계약기간이 아직 2년 정도 남아 있다. 올 여름 해외에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아스널만큼 급하게 라이벌 팀의 오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루니의 이적문제를 반 페르시 때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하는 이유다.

모예스의 리빌딩 주역 후보 펠라이니, 파브레가스, 데로시
데이빗 모예스 신임 감독이 좀 더 강경한 태도로 리빌딩을 결심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맨유는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루니를 팔아야만 하고, 그 이적료 수익을 바탕으로 팀 내 최대 불안요소인 중앙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보강해야 한다.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언급하고 있는 맨유 리빌딩의 주역 후보들은 마루앙 펠라이니(25, 에버턴)와 세스크 파브레가스(26, 바르셀로나), 그리고 다니엘레 데 로시(28, AS 로마) 등이다.

문제는 루니에 대한 해외시장의 수요가 현재까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여름 반 페르시의 상황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 아스널은 맨유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을 유벤투스로부터 제시받았고, 그 외에는 별다른 오퍼를 전달받지 못해 결국 반 페르시를 맨유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루니의 올 여름 거취문제도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루니보다 루이스 수아레스(26, 리버풀)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1, PSG)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는 현재의 주급체계 및 올 여름 영입자금, 수비진 보강에 대한 우선순위를 감안했을 때 애당초 루니의 차기 행선지로 지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PSG는 이미 에딘손 카바니(26)를 나폴리로부터 영입했고, 이탈리아 클럽들은 루니 영입을 시도할만한 충분한 자금력이 없다. AS 모나코가 오직 '돈'만으로 루니를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바이에른 뮌헨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루니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소식도 언론들 사이에서 끊긴지 오래다.

결국 맨유는 모예스 감독이 리빌딩을 굳게 결심하더라도 향후 루니를 처분하는데 애를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계속될 첼시의 꾸준하면서도 적극적인 시도가 루니 영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아스널도 루니에 올인할 가능성 있어
한편 영국 언론들은 아스널의 아센 벵거 감독이 루니를 놓고 첼시와 쟁탈전을 벌이게 될 가능성을 일제히 제기하고 있다. 아스널의 주요 영입대상이었던 곤살로 이과인(26, 레알 마드리드)이 나폴리행 비행기에 몸을 맡기려 하고 있는 지금, 벵거 감독은 리버풀의 수아레스 영입 불발시 루니 영입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가디언'과 '인디펜던트'를 비롯한 영국 주요 언론들의 예상 및 분석이다.

게다가 리버풀 역시 수아레스의 EPL내 이적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단, 수아레스의 경우 레알 마드리드라는 확실한 '해외수요'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루니와 다르다. 이과인의 나폴리 이적은 곧 레알의 수아레스 영입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리버풀은 아스널과의 줄다리기에서 줄곧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나갈 수 있다. 레알이 수아레스를 향한 관심을 완전히 철회시키지 않는 한 아스널과 리버풀의 합의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아스널이 루니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는 이유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어쩌면 여름 이적시장 오픈 전부터 예고됐던 대형 공격수들의 '연쇄이동'은 이미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카바니의 PSG 이적을 시작으로 루니, 이과인, 수아레스 등의 연쇄이동 조짐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무엇보다 루니의 첼시 이적은 또 한 명의 대형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29)의 이동을 불러오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시작된 첼시와 맨유의 힘찬 줄다리기와 그 중심에 놓인 루니에게 많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루니에 대한 첼시의 영입시도는 올 여름 이적시장을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게 만들 신호탄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