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구리] 류청 기자= “페어플레이는 영원히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무리하게 힘을 쓰지 않는다” (최용수 감독) “심판이 페어플레이 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데얀)

서울이 오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FA컵 2012’ 16강 경기를 앞두고 “페어플레이”가 적힌 공을 수원에 던졌다.

최용수 감독은 18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벌어진 기자회견에서 수원전 필승을 다짐했다. 최 감독은 감독 부임이후 수원과 치른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득점도 하지 못했다.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한 그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최 감독은 “더 이상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자존심 대결에 전제조건을 걸었다. 페어플레이를 해달라는 것. 지난 1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고명진이 갈비뼈 두 개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것과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고요한이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을 모두 아우르는 발언이었다. 최 감독은 “동료애를 발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이 페어플레이를 언급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최 감독은 인터뷰 초반부터 “상대는 높이와 힘을 앞세우고 파울 수가 전체 2위다. 거칠게 하는 축구”라고 했다. 수원이 맞대결을 벌일 때마다 서울 선수들을 힘으로 밀어 붙인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한다면 홈에서 라이벌 수원을 이길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서울이 구사하는 축구와 수원의 축구를 비교하면서도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 감독은 “계속 발전해왔다.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우리는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상대는 높이와 힘이 장점이다. 영리한 미드필드가 있고,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크다. 우리는 힘의 분배와 끈끈함이 상대보다 낫다. 올 시즌 버저비터 골이 많이 나왔다. 포기하지 않는 부분이 좋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데얀도 한 마디 거들었다. 심판에게 음성 편지를 섰다. “심판들이 높은 수준의판정으로 공정하게 봐줬으면 좋겠다.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수원에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최 감독의 발언은 수원이 지난 맞대결을 앞두고 동영상을 만들어 서울을 도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수원은 ‘승점자판기’ 동영상을 만들어 장외에서 선제 공격을 했었다. 최 감독과 데얀은 “우리는 그런 것은 없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라면서도 에둘러서 수원의 거친 플레이를 언급하고 나섰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은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말로 하는 축구’도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역설했었다. 당시 코치였던 최 감독은 스승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흡수했다. 지난 두 번의 맞대결에서 공을 받기만 했던 최 감독은 선배 윤성효 감독에게 먼저 공을 던졌다.